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20220627
오늘은 이상하게 목도 컬컬하고, 편도선도 부은 것 같고, 컨디션이 영 별로라 밤 9시 즘 부터 잠들었는데 방이 너무 더워서 깨버렸네..
샤워를 하고 나니 정신도 들고해서 이제 별로 남지 않은 이 책을 마무리 하려고 열었더니 역시나 귀한 내용들이 있어 감사했다.
*나는 제일 처음 운 녀석의 ‘삑’소리를 들은거지. 깜깜해서 다 잠들었는데 혼자 깨서 삑 하고 운 녀석.
어둠 속에서 새벽의 미세한 빛이 눈꺼풀로 스며들 때 그걸 느낀 예민한 녀석인 거야.
… 제일 먼저 우는 놈이 있다는 걸세. 울음만 그런가? 방향을 바꿀 때도 그래. 함께 날아가다 최초로 각도를 트는 놈이 있는 거지.
… 어디서나 그런 존재가 있어. 새싹도 봄이 되면 제일 먼저 기어나오는 놈이 있어. 꽃도 먼저 터지는 봉오리가 있듯이.
‘새벽이야?’ 하고 가장 먼저 머리를 쳐드는 새가 있는 걸세.
- 일상속에서 참 다양한 것들을 발견하고 그걸 지혜로 만드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누구나 동일하게 일상을 살아가는데, 이런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고.
위에 내용에서 처럼 누군가는 가장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늘 한박자 늦는 사람도 있고.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어떨 때는 무분별하게 행동해버려서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귀찮아 하다가 늦어져서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기회는 계속해서 주어지는데 이게 지금 보기에는 무가치해보여서 내팽겨 쳤더니 몇년 후에는 그게 어마어마한 일이 되어서 좋은 기회를 날리기도 하고.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이지, 한창 낮을 때 나에게도 한 사장님께서 얘기를 해주셨었는데,, 정말 아쉽구만,, ㅎㅎ
*’살아 있을 때 그 말을 해줄걸’이야. 그때 미안하다고 할걸. 그때 고맙다고 할걸… 지금도 보면 눈물이 핑 도는 것은 죽음이나 슬픔이 아니라네.
그때 그 말을 못 한 거야.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흘러.
- 그 때 그 말을 해줄걸 하는 상황이 나에게도 몇번 있었지.
돌아가신 큰아버지께 전화라도 한 통 더 드릴걸..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친구와 좀더 자주 통화 할걸..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 했던 사람에게 오랜만에 먼저 연락이 왔을 때 차분하고 따뜻하게 얘기할 걸. 하는 후회들이 벌써 나에게도 생겼네.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에 대해서도 사실 후회가 반이다.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고 좀더 다양한 경험들을 하지 못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안 만들었고 등등..
그럼 생각을 정리해서 지금 나에게 있어서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있을 것 같은가를 생각해보자.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되긴 하지만,
내가 생각 할 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좀더 다가가볼까 하는 생각.
지금 하는 일들에 대해서 귀찮아 하지 말고 좀더 열심히 해볼까 하는 생각. 누군가 그런 말을 했던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라고..
그럼 해봐야지.
이 책이 그 사람과 관계를 잇는 다리가 되어주길 바라며.
* 불현듯 ‘별들의 오해’라는 말을 썼다. 우리는 몇십만 광년 걸려 지구에 도달한 별빛을 보고 있지만, 이미 그 별은 사라진 별일 거라고.
너와 나 사이에 있는 사랑, 믿음, 미움… 그 마음을 내가 느꼈을 법한 순간에 이미 네 마음은 그보다 먼 데 가버리고 없는지도 모른다고.
너와 나라는 별은, 이미 마음이 지나간 길, 식어버린 빛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하던가.
종종 하는 생각이지만, 사람의 마음 속을 진짜 너무너무 알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느끼는 그 느낌이 이미 멀리 지나가고 난 흔적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너무 슬픈 거 아닌가.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 내 나이가 적은 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직 살 날은 한참이니 해봐야지 않겠나.
그런데, 나는 왜 내가 살 날이 한참이라고 믿고 있을까…?
어떤 목회자께서 하시는 말씀이었는데, ‘오늘은 사명이고 내일은 선물이다’
오늘 하루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열심히 살아야 될 사명이고,
그렇게 하루를 살고 난 후 찾아오는 내일은 선물이다.
머리속에는 이런 말들이 자꾸 맴도는데, 내 삶에는 도무지 적용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내가 내일의 삶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나.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도 부족한데, 이놈의 게으름과 귀찮음은 늘 내 삶에 붙어있다.
*알고보면 가까운 사람도 사실 남에겐 관심이 없어요. 허허. 왜 머리 깎고 수염 기르면 사람들이 놀랄 것 같지?
웬걸. 몰라요. 남은 내 생각만큼 나를 생각하지 않아. 그런데도 ‘남이 어떻게 볼까?’ 그 기준으로 자기 가치를 연기하고 사니 허망한거지. 허허. - 책의 마지막 즈음에 나오는 이 문구를 보며 내 머리속에 뭔가 들어 박힌 기분이다.
나는 왜그렇게 사람들을 의식하며 그 사람들의 기준으로 나를 연기하고 살아 왔을까,,?
나는 내일을 장담할 수도 없는 사람인데, 그 하루하루를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게 갑자기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신은 생명을 평등하게 만들었어요. 능력과 환경이 같아서 평등한 게 아니야. 다 다르고 유일하다는 게 평등이지요.
햇빛만 받아 울창한 나무든 그늘 속에서 야윈 나무든 다 제 몫의 임무가 있는 유일한 생명이에요. 그 유니크함이 놀라운 평등이지요.
또 하나. 살아 있는 것은 공평하게 다 죽잖아. - 내 삶을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그 사람들에게 맞추는 삶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나와 그 사람들은 달라. 그리고 놀랍게도 다 이 세상에서 하나 뿐인 사람들이야.
그리고 언젠가는 공평하게 다 죽게 되는 것.
내가 다른 사람들과 스스로 비교하며 마음이 작아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 이치도 내 머리속에 잘 박히길 소망한다. * 젊은이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는지요?
“딱 한 가지야.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그리스 사람들은 진실의 반대가 허위가 아니라 망각이라고 했어요.
요즘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서 그래요. 자기가 한 일을 망각의 포장으로 덮으니 어리석어요.
부디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 덮어놓고 살지 마라.
이 말은 나에게 어떻게 적용을 해야 할 까?
뭔가 울림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막연하게 말한다면, 나는 여태 덮어놓고 살아 오긴 했지.
스스로를 속이며 허송세월을 보냈고, 내 스스로도 속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짓으로 다가가게 된거겠지.
이제라도 나를 분명히 인지하고, 하루하루 내 스스로 진실되게 살아가길 소망한다. * 죽을 때까지 최악은 없다고. 노력하면 양파 껍질 벗겨지듯 삶에서 받은 축복이 새살을 드러낸다고.
빅뱅이 있을 때 내가 태어났고. 그 최초의 빛의 찌꺼기가 나라는 사실은 ‘수사’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고.
여러분도 손놓고 죽지 말고,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끝까지 알고 맞으라고.
“종교가 있든 없든, 죽음의 과정에서 신의 기프트를 알고 죽는 사람과 모르고 죽는 사람은 천지 차이예요.”
- 지금 내 삶이 선물이다.
다른 사람의 삶들도 다 선물인걸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받은 이 선물의 삶을 더 빛나게 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더 읽고 글쓰기에 전념해야 겠다.
삶의 이치들을 발견하며 내 삶도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지혜라도 전달해줄 수 있는 삶이 되길 소망해본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1독 끝.